Phase 1. 경험 / 탐색
엄마라는 동굴로 들어서다
🐻웅녀 : 아이를 낳고 나면, ‘이제 나는 한동안 멈추는 건가’라는 생각이 먼저 들잖아요.
대표님은 육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?
👩🦳이승희 : 저는 육아를 ‘멈춤’이나 ‘고립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.
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고,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에 가까웠어요.
언젠가는 다시 일을 하게 될 거라는 감각도 마음속에 늘 있었고요.
🐻웅녀 : 첫 아이를 키울 때는 정말 모든 게 처음이라 하루하루가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.
그 시기는 대표님께 어떤 시간이었나요?
👩🦳이승희 : 정말 낯설고 당황스러웠어요. 어떻게 키워야 할지도 모르겠고요.
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때의 시행착오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중요한 경험이었더라고요.
힘들었지만, 제 삶의 일부였어요.
🐻웅녀 : 육아를 하다 보면 ‘경력 단절’이라는 말을 계속 듣게 되잖아요. 불안해지지는 않으셨나요?
👩🦳이승희 : 프리랜서로 일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끊겼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어요.
육아기는 저에게 멈춤이라기보다 삶의 리듬을 다시 맞추는 시간이었어요.
Phase 2. 배움/연결
삶이 배움으로 연결되다
🐻웅녀 : 아이를 키우다 보면 ‘다시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,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’는 막막함이 오잖아요.
대표님은 어떻게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셨어요?
👩🦳이승희 :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기보다는 이미 해오던 일을 자연스럽게 이어갔어요.
기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육아 이후에도 비슷한 일을 계속했죠.
그러다 외부 제안을 받으면서 조금씩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고,
그 흐름 속에서 도서관 관장 역할도 시작됐어요.
🐻웅녀 : 일을 하다 보면 ‘내가 이걸 해도 될까?’ ‘준비가 부족한 건 아닐까?’라는 생각도 들잖아요.
그럴 때는 어떻게 하셨어요?
👩🦳이승희 : 미리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.
일을 하다 보니 필요해졌고, 그때그때 배웠어요.
일의 필요가 배움으로 이어지고, 그 배움이 다시 일을 넓혀주는 구조였어요.
🐻웅녀 : 배움의 종류가 정말 다양한데요. 이걸 다 계획하고 선택하신 건가요?
👩🦳이승희 : 아니요.
숲 해설, 심리상담, 바리스타, 가족·노인 심리상담, 분노조절 상담, 방과후 지도, 아트코칭…
지금 돌아보면 전부 그때의 삶에 필요했기 때문에 시작한 배움이었어요.
지금은 이 배움들이 흩어져 있지 않고 수업과 프로그램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어요.
Phase 3. 돌봄 / 공동체
혼자가 아니었던 시간
🐻웅녀 : 일을 다시 하고 싶어도 아이 맡길 데가 없어서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잖아요.
대표님은 아이 돌봄을 어떻게 해결하셨어요?
👩🦳이승희 : 공동육아 시설의 도움을 받았어요. 그 경험이 제 삶에 큰 전환점이 됐죠.
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감각, 서로의 삶을 지지해주는 구조를 그때 처음 몸으로 느꼈어요.
🐻웅녀 : 그 경험이 지금 하시는 일에도 영향을 줬을 것 같아요.
👩🦳이승희 : 맞아요.
그때 느꼈던 공동체의 감각이 지금 제가 도서관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을 하게 만든 뿌리예요.
혼자가 아니라 함께라서 가능한 삶이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.
Phase 4. 자립 / 확장
삶과 일을 유기적으로 엮다
🐻웅녀 : 엄마가 되면 ‘삶’과 ‘일’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도 생기는데요.
대표님은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보고 계세요?
👩🦳이승희 : 저는 분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.
삶의 경험 하나가 다음 배움으로 이어지고, 그 배움이 다시 일로 연결돼요.
억지로 나누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흐르더라고요.
🐻웅녀 : 고양시 안에서 다시 배워보고 싶은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요?
👩🦳이승희 : 고양시 여성인력개발원을 추천하고 싶어요.
배움에서 끝나지 않고 실습과 팀 구성, 실제 활동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가 잘 갖춰져 있어요.
🐻웅녀 :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의 방향성도 그와 같나요?
👩🦳이승희 : 느티나무도서관도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어요.
수료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, 지역 안에서 역할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구조요.
자기주도학습사, 그림책 마음챙김 지도자, 북아트 지도사, 숲 해설가 같은 프로그램은
사람들이 배우고, 연결되고, 실제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어요.
특히 코로나 이후 약해진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것,
다시 ‘함께’의 감각을 되찾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.
Phase 5. 동굴 밖으로
다음 웅녀에게 건네는 말
🐻웅녀 : 자립을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신다면요?
👩🦳이승희 : 삶의 철학 위에 일이 놓일 때 자립은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.
충분한 자기 성찰 이후라면 무엇을 시작하든 삶은 자연스럽게 연결될 거예요.
🐻웅녀 :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는 ‘나도 뭔가 하고 싶은데,
아직은 너무 먼 이야기 같아요’라고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.
그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?
👩🦳이승희 : 일을 찾기 전에, 나 자신을 먼저 찾았으면 좋겠어요.
‘나는 왜 사는지’, ‘나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지’를 한 번쯤은 꼭 질문해봤으면 해요.


